코발트 추출·양극재 생산 이어
전구체 라인도 가동, 양산 임박
사실상 첫 국산화 中의존 낮춰
수급안정 도모·수익개선 기대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
"연 3만t 양극재 생산능력
내년까지 7만t으로 높일 것"코스모신소재가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국산화하며 양극재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계열화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2024년까지 순차적인 증설을 통해 연간 1만t 수준의 전구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모기업인 코스모화학이 원광과 폐배터리에서 전구체 원료인 니켈과 코발트를 추출하면 코스모신소재가 이를 소성(열처리)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든다. 황산코발트→전구체→양극재→폐배터리 사업으로 이뤄지는 양극재 가치사슬을 내재화한 것은 국내에서 코스모그룹이 처음이다.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양극재의 선행물질인 전구체 내재화를 위해 파일럿라인(시범생산설비) 가동을 시작했다"며 "그동안 중국에만 의존해왔던 전구체를 직접 우리만의 노하우로 국산화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코스모신소재는 충북 충주 공장에서 2차전지용 양극재를 만들고 있다. 현재 3만t 수준인 양극재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7만t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전구체의 30%가량을 자체 조달한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재료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원가의 40%, 전구체는 양극재 재료비의 70%를 차지한다. 양극재는 전구체와 리튬화합물을 약 1대1로 섞어 생산한다. 전구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코발트, 니켈, 망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전구체 생산능력이 거의 없고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구체를 자체 생산하게 되면 원재료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노릴 수 있다.
전구체 핵심 원료인 황산코발트는 같은 그룹사인 코스모화학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홍 대표는 "스크랩(파쇄 폐기물)과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것보다 광산과 원광석 등 원소재로부터 제련·정련하는 기술의 난도가 훨씬 높은데, 두 기술을 모두 확보한 곳은 국내에서 코스모그룹이 유일하다"며 "2차전지의 안전성 확보에 중요한 품질 균일성을 갖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도 더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된 전구체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사용될 계획이다.
업계 선두 주자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에 비하면 코스모신소재는 후발 주자다. 2018년까지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용 배터리 소재인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재가 주력이었다. 뒤늦게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NCM 양극재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다. 하이니켈계 양극재에 대한 일부 고객사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해외 배터리업체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단결정 양극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현재 시장에서 주류인 다결정 양극재의 내구성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다.
홍 대표는 "고객사와 단결정 양극재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전고체 전지용 양극재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망간니켈산화물(LMNO) 양극재는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에서 우위를 갖춰 중국의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응할 수 있는 양극재로 꼽힌다. 코스모신소재는 이르면 올해 개발을 완료해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 8대1대1) 양극재를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홍 대표는 "소재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어떤 소재를 선택하느냐도 중요하다"며 "LMNO 양극재 등 후발 주자로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리튬 등 원자재 수급 확보에도 코스모신소재는 한발 앞서고 있다. 2017년 중국 양극재 업체인 산둥뉴파우더와 합작법인(JV)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이 회사가 지난해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에 투자를 했다"며 "2025년부터 리튬이 생산되면 우리한테도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