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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4 코스모화학,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근본 바꾸다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2-11-25 09:48:03
  • 조회수 552

내년 4월 중 시운전...최종 목적지는 '2차전지 수직계열화'


"내년 3월쯤 다시 오면 공장들이 다 완성돼 있을 겁니다. 저기 풋살장하고 분석실은 조만간 헐어서 공장으로 또 만들 예정이고요. 그러면 이제 니켈부터 코발트, 리튬까지 추출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거죠."(이경수 코스모화학 전지소재 사업부 팀장)
9일 찾은 울산 온산공단의 코스모화학 공장. 기자가 바라보던 곳은 회사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의 건설 현장이다. 현재 골격을 세우는 골조, 외장공사는 끝났고 정비, 내장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 기계장치 발주가 끝났고, 내년 4월 중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되면 수명을 다 한 폐배터리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2차전지의 핵심 소재를 뽑아내는 설비가 된다. 공단 내에 아직 유휴 부지들이 더 있어 향후 추가 증설의 가능성도 있다.

(코스모화학이 조성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 현장)

◇'고도의 기술력' 보유

코스모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황산코발트 추출 공정을 보유한 회사다. 지난 2011년부터 콩고산 수산화코발트(코발트 원광석에서 구리가 빠진 1차 가공 상태)에서 양극재 핵심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뽑아내 판매하는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수산화코발트에서 황산코발트를 뽑아냈듯이 폐배터리를 수거해 다른 2차전지 소재도 추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니켈과 리튬, 코발트가 그 대상이지만 향후 망간 등으로 범위를 더 넓힐 예정이다.

코스모화학의 본업은 색을 내는데 필요한 백색 안료 중 하나인 이산화티타늄(TiO₂)의 생산 및 판매다. 이산화티타늄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6할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분야다. 하지만 중국산 이산화티타늄의 해외 수출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들쭉날쭉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모화학이 2차전지 등으로 근본을 바꾸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정과정이 유사한 황산코발트 추출 과정을 보기 위해 직접 공장으로 향했다. 먼저 투입장에는 콩고산 수산화코발트를 담은 자루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작업자가 이를 투입 기계에 넣자 밀가루를 물에 푼 단계처럼 '슬러리' 형태가 됐다.

이어 황산 반응, 고체와 액채 분리, 불순물 제거 작업 등 각각의 공정 단계와 제품 형태에 맞는 방식을 걸쳐 황산코발트가 추출됐다. 폐배터리 재활용 작업의 경우 알류미늄 등의 불순물은 있지만 추출이 더 쉬운 '순수한' 상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팀장은 "난이도로 따지면 수산화코발트에서 황산코발트를 추출하는 게 폐배터리에서 니켈 뽑아내는 것보다 어렵다"라며 "불순물이 더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인데, 우리로서는 고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추출되는 고상 형태의 황산코발트)

◇'사업재편' 걸린 건설현장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 현장 옆에선 양극재 생산 자회사 코스모신소재의 전구체 생산 공장도 건설되고 있었다. 이 공장은 연내 준공이 목표다. 코스모화학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 생산된 니켈, 코발트 등이 내년부터 이곳으로 투입된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2차전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전 단계로,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배합하면 된다. 코스모화학 폐배터리에서 뽑아져 나온 소재가 코스모신소재 전구체 공장에 보내지고, 이 전구체는 다시 회사의 양극재 공장에 투입되는 구조다.

건설 현장 주변에서는 마찬가지로 최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든 고려아연 등도 만날 수 있었다. 회사는 그룹 차원에서의 양극재 내재화를 우선 달성한 이후 남은 소재들을 가까운 전구체 ·양극재 생산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지난해 2조원 규모에서 2030년 21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황산코발트 사업을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전하는 것이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키포인트라고 본 셈이다.

외형 성장의 기회도 더 생길 수 있다. 현재 코스모화학은 황산코발트 사업 외에도 색을 내는 데 필요한 백색안료인 이산화티타늄 생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6할을 차지하지만 가격 경쟁력 악화로 수익성 확보에 고전 중이다. 작년의 경우 별도 기준 매출액 1694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그래서 코스모화학은 최근 중장기 투자 계획을 다시 세우고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소재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이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회사의 사업 재편이 달린 상황에서 지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아직 공단 내에 남아 있는 유휴부지에 추가로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며 "황산코발트 사업을 진행해 온 만큼 폐배터리뿐만 아니라 사실상 코발트가 들어간 모든 것들을 수거해 소재를 추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전했다.

(코스모신소재의 전구체 공장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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